‘향기 나는 항구’라는 뜻의 홍콩에 최루탄 향기가 가득하다. 28일 중국의 홍콩 보안법 제정으로 미국과 중국이 사실상 신냉전에 돌입한 가운데 유혈사태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규모 반중시위도 잇따라 열린다. 홍콩 시위대는 다음달 4일과 9일 각각 톈안면 사태 31주년과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반대 시위 1주년을 맞아 집회를 예고했다. 중국도 강경진압을 불사할 태세이다.

지난해 3월 홍콩 당국의 송환법 법 예고로 시작돼 1년 3개월 넘게 이어진 반중 시위의 주원인은 물론 중국의 ‘알국양제’ 약속 파기다. 그이면에는 1843년 영국의 식민통치 이후부터 약 18-년간 누적된 극심한 빈부 격차, 세대 및 이념 갈등이 자리한다. 이 내부 갈등이 지정학적 긴장과 맞물려 반중시위의 평화적 해결을 더 어렵게 한다는 분석이 제기 되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세계 최고 수준의 집값,치솟는 생활비,중국 본토인과의 취업 경쟁 등 불평등 문제가 특히 젊은이들을 시위로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극심한 빈부 격차는 대표적 양극화 지표인 지니계수로 확인할수 있다. 홍콩 통계청이 5년마다 발표하는 이수치는 2016년 45년 만의 최고치인 0.539로 치솟았다.

지니계수가 0.4를 넘으면 매우 불평등한 사회,0.5를 넘으면 언제든 폭동이 일어날 수 있는 사회로 분류된다.0.5를 넘는 국가는 아프리카 잠비아,중남미 온두라스 등 주로 최빈국이다. 1인당 평균 소득이 4만 8000달러(6000만원)안 홍콩의 지니계수가 24년째 0.5를 넘는다는점이 믿기지 않을 정도이다.

주 원인은 천문학적인 짒값이다. 부동산서비스 기업 SBRE에 따르면 지난해 홍콩 평균 짒갑은 123만 5220달러(약 14억)을 기록했다.홍콩 아파트의 평균 임대료는 미국 최대 도시 뉴욕보다 27%비싸다. 그런데도 최저 임금은 시간당 4.82달러(약 6025)원에 불과하다. 이로 인해 2004~2018년 홍콩의 명목 임금은 63% 올랐지만, 원세는 177% 상승했다. 이돈이 없는 극빈층은 ‘관’ 또는 ‘새장’으로 불리는 1제곱미터 크기의 철제 소형 주거지에서 인간이하의 삶을 살고 있다.

유례없는 빈부격차는 홍콩의 근현대사와 관련이 있다.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이 등장하자 본토의 부유층이 홍콩으로 대피했다. 1960년대에는 문화 대혁명을 피해 저임금 노동자들이 몰려왔다. 이들은 식당이나 건설 현장에서 홍콩인보다 싼값을 받고 일하며 저임금 구조를 고착화 했다.

성장 과실이 소유 부유층에 쏠린 점도 문제로 꼽힌다. 영국 통치 시절부터 홍콩은 소득세와 법인세가 매우 낮고 양도 소득세, 상속세등은 아예 없었다. 세계 각국의 부자와 기업을 끌어들여 ‘아시아 금융허브’ 지위를 유지학기 위한 전략이였다. 연관 과세 소득이 200만 홍콩 달러이하인 기업은 불과 8.25%의 법인세를 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21.5%의 3분의 1 수준이다.

이로 인한 세수 부족등으로 사회복지 정책은 상당히 뒤떨어져 있다. 영국 구호기구 옥스팜이 발표한 홍콩 불평등 보고서애 따르면 2017년 홍콩정부의 공공 지출에서 사회복지와 보건 지출 비중은 각각 14.8%,14.3%에 불과 했다. 같은 기간 한국,일본,호주 등 다른  OECD 회원국과 비교하면 세계 최하 수준이라고 옥스팜은 지적했다.

중국인과 중국 자본이 홍콩경제를 급속도로 잠식하고 있다는 점 역시 홍콩인의 불안을 증폭시킨다. 월스트리트 저널(SWJ) 등은 1997년 홍콩 증시의 전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중국기업의 비중이 20% 미만이었지만 현재 60%를 넘어섰다고 진단했다. 증시 상위 10대 기업중 텐센트,건설은행,핑안보험 등 6개가 중국 기업이다. 홍콩의 국내 총생산은 1996년 중국의 18.5% 수준에서 2018년 2.4%로 급감했다.

급중한 중국 본토 출신 관광객은 홍콩 상권도 뒤흔들었다. 본토인들의 대규모 투자로 부동산 값과 임대료가 급상승한 와중에 본토인들이 가짜가 판티는 중국 대신에 믿을 수 있는 홍콩에서 의약품과 보석류를 싹쓸이하자 이 고객을 상대로 장사하려는 약국과 금은방도 늘었다. 일부 상점은 내놓고 홍콩인보다 본토인을 우대한다.

홍콩 당국이 석연찮은 이유를 들어 반중파 의원의 자격을 박탈하거나 일부 홍콩 영토에서 본토법을 적용하는 일도 발생했다. 장정아 인천대 교수(중국학)는 “지속적으로 쌓여온 여러방면의 갈등이 행정장관 직선제를 요구하는 2014년 우산혁명, 지난해 송환법 반대, 지금의 보안법 반대시위 등으로 이어졌다”고 진단했다

부, 나이, 홍콩 유입 시점에 따라 홍콩의 앞날과 중국을 바라보는 시선이 각양각색으로 다르다는 점도 홍콩의 상황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우산혁명 이후 반중시위를 주도해온 민주화 세력은 고학력 젊은 층이다. 반면 저소득 저학력층은 중국과의 갈등이 심해지고 시위가 격화 될수록 생계에 지장을 받는다. 지난해 송환법 반대쉬의 당시 경찰과의 물리적 대치를 주도한 대학생들은 “중국의 탄압에 맞서려면 과격시위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주장한다. 기성세대는 대부분 이를 반대한다.

기성세대는 영국이란 든든한 우산 아래서 고도 성장을 구가한 기억이 생생하며,이들은 현실적으로 중국이란 패권국의 위상을 무시할 수 없다며 “중국을 기부하면 먹고살 길이 막막하다”고 본다.

반면 고학력 젊은층은 본토인이 자신의 일자리를 다 앗는다고 느낀다. 월급이 많은 금융, 정보기술 (it) 등의 소수의 화이트칼라 직업을 가지려면 본토인과 경쟁해야 한다. 게다가 삶에서 소셜미디어와 인터넷을 빼놓을 수 없는 ‘디지털 네이티브’세대인 이들에게 유튜브와 페이스북을 금지한 중국의 조치는 엄청난 공포와 반발을 안긴다.

이 와중에 미국과 중국은 홍콩, 코로나 19 발원지 등을 둘러싸고, 사실상 신냉전을 벌이고 있다. 이로 인한 홍콩의 정정 불안도 극대화 됐다. 놀해는 미중갈등이 심각해 중국이 미국에 본를 보여주려는 의도에서라도 더 거칠고 강경한 진압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9월에는 한국 국회의원 선거에 해 당하는 입법위원회 선거도 치러진다. 지난해 구의원 선거에서 반중파(민주파)가 선전한 만큼 올해 선거에서도 반중파가 다수를 차지하면 반중 시위가 격화 될것으로 보인다.

1984년 중국 지도자 덩샤오핑은 반환을 주저하던 ‘철의 여인’ 마거릿 데처 전 영국 총리에게 “나를 믿어라. 60년의 자치를 보장한다”고 고 거듭 강조하며 반환 협정을 체결했다.’홍콩은 홍콩인이 다스린다’는 항인치항, 높은 수준의 자치를 보장한가는 고도자치,일국양제 3원칙을 지키겠다는 의미였다. 중국은 ‘반환 20년 후인 2007년부터 행정장관 직선제를 실시하겠다”고도 했다.

중국은 이 약속을 전혀 지키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통제와 탄압을 강화하고 있다. 친중파 의원이 대다수인 홍콩 입법회 (의회)는 2003년 일찌감치 현재의 국가보안법을 제정하려고 했다. 이때도 중국이 배후에 있었다는 점은 주지의 사실이다. 중국2011년 공산당에 맹목적으로 충성을 강조하고 텐안먼 사태를 다루지 않는  ‘국민교육’을 홍콩 교과서 필수과목으로 지정하려고 했다. 2014년에는 행정 작관 직선제 도입 약속도 철회했다.

 프랑스 일간지 라크루아는 ‘중국이 홍콩의 자유를 빼앗는다면 1989 년 독일 베를린 장벽 붕괴처럼 현대사의 전환점이 될수도 있다. 이번애는 홍콩인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것’이라고 예상했다.